1969년 11월, 아폴로 12호가 달 궤도에 있었다. 세 명의 우주비행사가 각자 위치에서 임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자료는 그 교신 기록 전체가 아니다. 4페이지, 두 구간만 추려낸 발췌본이다.
하나는 5일째 오전 한 시간 남짓의 기록이다. 다른 하나는 6일째 새벽 2분 남짓이다.
아폴로 12호 승무원
이 교신 기록에 등장하는 호칭을 먼저 짚고 가는 것이 읽는 데 도움이 된다.
임무 사령관은 피트 콘래드 (Charles “Pete” Conrad) 였다. 달 착륙선 안에서 교신할 때는 CDR-LM 으로 표기된다. 달 착륙선 조종사는 앨런 빈 (Alan L. Bean) 으로 LMP-LM 이다. 사령선에 혼자 남아 달 궤도를 도는 역할을 맡은 사령선 조종사는 딕 고든 (Richard F. Gordon Jr.) 이었다. 사령선 교신은 CMP 로 표기된다. CC 는 지상 교신관이다.
달 착륙선의 이름은 인트레피드 (Intrepid), 사령선의 이름은 양키 클리퍼 (Yankee Clipper) 였다.
5일째 — AOT 로 본 빛들
5일째 교신 기록은 05:19:14:58 에서 시작한다. 비행 5일, 19시, 14분, 58초라는 임무 경과 시각이다. 인트레피드와 양키 클리퍼의 랑데부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다. 고든은 사령선을 정리하고 있었고, 콘래드와 빈은 달 착륙선에서 올라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시간대 교신 초반은 대체로 기술적인 절차다. 리프트오프 시간 확인, 컴퓨터 상태 업링크, 배터리 충전 종료 시점 조율.
그러다 05:19:27:25, 빈이 먼저 보고했다.
“AOT 로 어두운 사분면을 보면 빛이 보입니다 — 빛 입자들, 번쩍이는 빛들이 어디선가 나오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지금은 1사분면을 보고 있어요, 왼쪽 사분면이요. 빛이 제 뒤쪽, 왼쪽에서 나오고, 그쪽으로 흘러가고 있어요.”
AOT 는 Alignment Optical Telescope 의 약자다. 달 착륙선이 달 궤도 진입 시 자세를 맞추는 데 쓰는 광학 망원경이다. 빈은 그 망원경으로 어두운 쪽 사분면을 들여다보던 중이었다.
교신 기록의 다음 줄은 잘려 있다. 번역 자료에는 빈의 보고가 그 문장에서 끊긴다. 발췌된 분량의 한계다.
그로부터 약 40분 뒤, 또 다른 이상 현상이 보고됐다. 이번에는 계기 문제였다.
05:20:09:34, 빈이 말했다. “지금 AGS 쪽에 좀 흥미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아까는 못 봤는데, 그냥 지금 조명이 더 밝아서 그런 걸 수도 있어요. 어드레스 레지스터와 인포메이션 레지스터 양쪽에서 8이 전부 깜빡이는 걸 보고 있는데, 밝기는 정상 숫자 대비 5분의 1쯤이에요. 매초 한 번씩 맥이 뛰어요.”
AGS 는 Abort Guidance System 의 약자다. 달 착륙선 이탈 시 자세 제어를 담당하는 비상 유도 시스템이다. 그 레지스터에 정상 수치가 아닌 8이 전부 깜빡인다는 것이었다. 빈은 조명 레벨을 약간 낮추면 잘 안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지상 교신관 “알겠다, 알”이라고 받았다. 그러면서 추가 정보를 전했다.
“프레도가 여기 와 있어요. 프레도와 나 둘 다 벳페이지에서 거의 모든 우주선을 테스트할 때 너희 DEDA 에서 이 현상을 본 적이 있는데, 아마 EMI 일 거예요.”
벳페이지 (Bethpage) 는 그루먼 항공사의 주요 생산 시설이 있던 뉴욕 주의 도시다. 아폴로 달 착륙선이 그루먼에서 제작됐다. DEDA 는 달 착륙선 유도 시스템의 데이터 입력·표시 장치다. EMI 는 전자기파 간섭 (Electromagnetic Interference) 이다.
콘래드가 받았다. “그게 우리가 얘기하던 거예요. 그래도 한 번 짚고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지상이 내놓은 설명은 EMI 였다. 교신관은 THW 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고 있다고도 말했다. THW 가 무엇의 약자인지는 이 자료에 없다.
빈의 AOT 관측과 AGS 계기 이상이 같은 시간대에 일어난 것인지, 관련이 있는지는 이 발췌본에서 확인할 수 없다.
6일째 — 파편과 추적등
6일째 기록은 06:00:21:42 에 시작한다. 이 구간은 달 착륙선과 사령선이 랑데부를 완료한 이후다.
고든이 먼저 말했다. “육분의에는 당신이 안 보입니다. 괜찮아요. 깜빡이가 그냥 안 깜빡이고 있을 뿐이에요.”
콘래드가 이어받았다. “휴스턴, 우리 추적등이 나간 것 같아요. 딕이 육분의로 우리를 못 찾고 있고요. 첫 야간 통과 때는 작은 파편들이 같이 떠다니고 있었고, 거기에 추적등 빛이 깜빡이는 게 보였어요. 지금도 파편들이 떠다니고는 있을 텐데, 거기에 아무것도 안 깜빡이니까 추적등이 나간 게 거의 확실해요.”
추적등은 달 착륙선 외부에 달린 점멸등이다. 랑데부 시 사령선 조종사가 달 착륙선을 시각적으로 찾는 데 쓴다. 콘래드의 설명은 이랬다. 달 근처 야간 구간에서 파편들이 함께 떠다니고 있었는데, 그 파편들에 추적등 빛이 반사되어 깜빡이는 것이 보였다. 지금은 그 깜빡임이 없다. 따라서 추적등이 꺼진 것이다.
지상 교신관의 답은 달랐다. “전력 모니터링 쪽에서 전류값이 추적등이 켜져 있다고 표시한답니다.”
콘래드가 되물었다. “우리는 방금 그걸 껐는데요. 전류값이 어떻게 그렇게 나옵니까?”
교신관도 확신하지 못했다. “어 — 진짜 그렇게 나오네요, 피트.”
그러자 고든이 끼어들었다. “당신들이 뒤로 날아가고 있는 거네요, 피트. 안 보이니까요.”
콘래드의 대답이다. “글쎄요, 제 ball 계기는 제가 당신 쪽을 향하고 있다고 나오고, 레이더도 그렇게 나옵니다.”
여기서 교신 기록은 끝난다.
추적등이 실제로 꺼진 것인지, 지상 전력 계기가 틀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이 발췌본에서 알 수 없다. 고든이 육분의로 달 착륙선을 찾지 못한 것과 추적등 상태 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기록이 남긴 것
이 자료는 4페이지다. 아폴로 12호 교신 전체에서 두 구간만 추린 것이다.
5일째 구간에는 두 가지 현상이 담겨 있다. AOT 로 본 빛 입자들, 그리고 AGS 계기 이상. 빛 관측은 빈이 직접 본 것이고, 계기 이상은 지상에서 EMI 로 설명했다. AOT 관측에 대한 지상의 평가는 이 발췌본에 없다.
6일째 구간에는 추적등과 파편 관련 교신이 담겨 있다. 콘래드는 추적등이 꺼진 것으로 판단했고, 지상 전력 계기는 켜져 있다고 표시했다. 육분의로 달 착륙선을 찾지 못한 고든의 보고와 결합하면 뭔가 맞지 않는다. 교신은 그 불일치를 해소하지 못한 채 끝난다.
빈이 AOT 로 본 빛에 대해 더 상세한 보고가 있었는지, 파편들의 출처가 무엇이었는지는 이 자료로는 알 수 없다.
출처: NASA, “Apollo 12 Technical Air-to-Ground Voice Transcription” (1969). 미국 전쟁부 공개, war.gov/UFO. 원문 PDF — Public dom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