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12월, 아폴로 17호는 달을 향해 비행 중이었다. 세 명의 우주비행사는 출발부터 달 궤도까지 사흘에 걸쳐 교신 기록을 남겼다. 이 자료는 그 기록 전체가 아니다. 16페이지 분량의 발췌본이다. 누군가 그 긴 교신 기록에서 특정 구간을 골라냈고, 중요하다고 본 발화에 형광펜을 그었다.
첫째 날 — 우주선 기동 중 창밖에 나타난 것들
출발 3시간 34분이 지났을 때, 우주선이 방향 기동을 시작했다. 사령선 조종사 에반스 (Ronald Evans) 가 처음 보고했다.
“기동하니까 아주 밝은 입자나 파편 같은 것들이 몇 개 떠다니면서 지나갑니다.”
달 착륙선 조종사 슈미트 (Harrison “Jack” Schmitt) 의 표현은 더 구체적이었다. “여기 제 창문 아래쪽에 큰 것들이 잔뜩 있어요. 론의 창문 밖이 마치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같습니다.”
에반스가 이어받았다. “이제 형태도 좀 보입니다. 아주 들쭉날쭉하고 각진 파편들인데, 빙글빙글 돌고 있습니다.”
휴스턴 교신관이 물었다. “그게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겠나?” 에반스의 대답이다.
“글쎄, 나도 모르겠다. 가능성은 여러 가지다. 약간 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마치 S-IVB 옆면에서 떨어져 나온 것처럼. 그냥 막연한 추측이다 — 어쩌면 얼음 조각들일 수도 있다. 아니면 페인트가 벗겨져 나온 것이거나.”
S-IVB 는 새턴 V 로켓의 세 번째 단이다. 우주선이 달을 향해 분리된 뒤에도 어느 정도 거리에서 같이 이동한다. 교신관도 비슷한 판단을 내놨다 — 발사 전 엘리베이터로 올라갈 때 S-IVB 표면 페인트가 벗겨지는 것을 봤던 것 같다고 했다.
사령관 서넌 (Eugene Cernan) 은 “진 (Geno)” 이라는 호칭으로 합류했다. “평평하고 비늘 같은 입자들이라는 것이다. 어떤 건 6인치쯤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은 반짝이는 것처럼 보인다. 대체로 우리한테서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
기동이 끝난 뒤 에반스가 덧붙였다. “기동 완료 상태에서 파편 영역은 사실상 정지해 있다. 파편들 안에서 아주 미미한 회전만 있을 뿐.”
세 승무원은 S-IVB 부품 파편을 가장 유력한 설명으로 꼽았다. 그러나 그 판단은 자신들도 “막연한 추측”이라고 했다.
둘째 날 — 수면 중에 본 것, 그리고 비행 중에 본 것
발사 2일째, 비행 시간 기준 약 42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 서넌은 수면 중 경험을 먼저 보고했다.
“침대에 든 첫 밤에 — 처음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거든요 — 시야 주변 수평선 쪽에서 나타나는 것들을 일부 봤고요. 줄무늬 형태도 몇 차례 봤습니다. 그중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건 — 잠들기 직전 마지막으로 본 건데 — 아주 밝은 점 하나가 두 눈 사이로 번쩍 지나간 거예요. 아주 밝은 헤드라이트 같은, 기차가 정면으로 다가오는데 거기에 섬광이 더해진 듯한.”
교신관은 이런 빛 경험을 수집하고 있었다. 서넌이 보고한 “시야 주변 수평선 쪽” 현상은 교신관이 찾던 데이터가 아니라고 했다.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왜 특정 종류의 데이터만 필요했는지는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
서넌은 그날 비행 중에도 같은 빛 경험을 다시 했다고 보고했다. 에반스는 “오늘 처음 봤어요”라고 말했다.
몇 시간 뒤, 서넌이 다른 것을 보고했다.
“잭이 말한 거 보고 있는데 — 가까이 있는 입자(particle) 는 절대 아니야. 다른 하나가 또 있어서 삼차원 비교가 가능하거든. 밝은 물체고, 깜빡이는 거 보면 회전 중인 게 분명해. 내가 말한 대로 멀리 떨어져 있어 — 가까운 입자들이 따로 있고 분명히 그쪽 무리가 아니거든.”
서넌은 계속했다. “아주 규칙적인 방식으로 — 섬광이 거의 정확한 간격으로 돌아오니까. 우리가 지구 쪽을 돌아본 시야에서 11시 방향에 있고, 거리는 지구 지름의 10배에서 12배 정도. 이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바깥에 뭔가 있긴 합니다.”
그는 강조했다. “이게 절대 — 저기 별처럼 보이는 그런 입자류가 아니라는 겁니다. 멀리 있는 물리적 실체예요.”
슈미트는 이 물체를 S-IVB 로 판단했다. 단안경으로 보았는데 “영락없이 S-IVB 처럼 생겼다”고 했다. 섬광 두 번 중 하나는 S-IVB 의 옆면, 다른 하나는 엔진 벨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넌은 이 설명을 완전히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였다. 휴스턴은 짐벌 각도를 맞춰 광학장비로 살펴보겠다고 했다. 교신 기록에는 그 시도의 결과가 남아 있지 않다.
그로부터 약 2시간 뒤, 서넌이 또 보고했다.
“저 바깥에 그 깜박이는 게 두 개 보입니다. SLA 패널일 수도 있어요. 잘 모르겠습니다. 두 개가 밝기가 비슷하고, 밝다 어둡다 깜박이는 강도와 패턴이 꽤 규칙적이에요. 그리고 둘 사이가 꽤 멀리 떨어져 있고요.”
SLA 패널은 새턴 V 로켓의 또 다른 분리 부품이다. 서넌은 이번에는 스스로 SLA 패널이라는 설명을 꺼냈다. 슈미트는 앞서 S-IVB 로 판단한 물체를 24시간 전부터 보고 있었다고 했다. “그냥 다른 입자 같은 거라고 생각했지.”
셋째 날 — 달 표면의 섬광
발사 3일째, 달 궤도에 진입한 뒤였다. 슈미트가 달 표면을 관측하면서 지형을 보고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말했다.
“잠깐, 방금 달 표면에서 섬광 봤습니다!”
교신관이 “네?” 라고 받았다.
슈미트는 위치를 더 특정했다. “그리말디 바로 북쪽에서요. 지진계에 뭐 잡히는지 한번 봐주십시오. 작은 충돌이라도 가시광은 꽤 나올 겁니다.”
그리말디는 달의 남서쪽에 있는 큰 크레이터다. 슈미트는 달 표면의 빛 한 줄기를 실시간으로 보고했다. 교신관은 확인하겠다고 했다. 슈미트는 위치에 X 표시를 해두겠다고도 했다.
지진계 확인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표면 섬광이 무엇으로 판명됐는지는 이 발췌본에 남아 있지 않다.
기록이 남긴 것과 남기지 않은 것
이 자료는 16페이지다. 아폴로 17호 교신 기록 전체가 아니라, 세 시간대만 골라낸 발췌본이다.
세 승무원은 각각 설명을 시도했다. 파편은 S-IVB 에서 떨어진 얼음이나 페인트 조각일 것이다. 번쩍이는 물체는 S-IVB 나 SLA 패널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냥 막연한 추측”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서넌은 두 번째 날의 물체에 대해서만큼은 “별처럼 보이는 입자류가 아니라 멀리 있는 물리적 실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달 표면 섬광은 우주비행사들이 먼저 자발적으로 설명을 내놓지 않은 유일한 사건이다. 슈미트는 지진계를 확인해달라고 했고, 지도에 X 표시를 하겠다고 했다. 그게 전부다.
교신 기록 곳곳에 형광펜 강조가 남아 있다. 자료를 검토한 누군가가 특정 발화들을 골라 표시했다. 누가, 언제, 무슨 이유로 표시했는지는 발췌본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다.
출처: NASA, “Apollo 17 Technical Air-to-Ground Voice Transcription” (1972). 미국 전쟁부 공개, war.gov/UFO. 원문 PDF — Public dom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