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파일의 첫 장은 갈색 종이 폴더 표지다.
상단 라벨에 손글씨로 적혀 있다. “Carol Rosin and Jon Cypher 4/30/2014.” 우측 상단에는 녹색 펜으로 정리번호 “78078”이 크게 써 있다. 2014년 4월 30일, 누군가가 이 묶음을 정리해 아카이브에 넣었다.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두 번째 장부터 나온다.
캐럴 로진의 편지
2001년 4월 30일. 캘리포니아 벤투라에 사는 캐럴 로진(Carol Rosin)이 ‘Dan’이라는 사람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는 약속 확인으로 시작한다. 금요일 오후 3시 30분, 남편 존 사이퍼(Jon Cypher)와 함께 댄의 사무실을 방문하겠다는 것이다. 존을 소개하는 대목이 이어진다. 〈힐스트리트 블루스〉와 〈메이저 댄〉에 출연한 배우, 브로드웨이에서 ‘The Impossible Dream’을 부른 가수, 네 개 언어로 오페라를 하는 학자이며 우주에 대해서도 유창하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로진은 자신이 1983년 우주안보협력연구소(ISCOS, Institute for Security and Cooperation in Outer Space)를 세웠고, 몇 년 전 문을 닫은 뒤로 부부가 함께 우주 프로그램을 알리는 역할을 계속 찾아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가지를 직접 적었다. 자신이 베르너 폰 브라운(von Braun) 말년의 대변인이었으며, 폰 브라운은 자신에게 “우주의 문을 여는 길을 찾는 일”을 그의 완전하고 무제한적인 비전과 함께 맡겼다고.
편지 끝에 자필 서명이 있다. “Carol.”
함께 들어온 쪽지가 하나 더 있다. Royal Plaza 호텔 메모지에 손으로 쓴 것이다. 날짜는 화요일이고 수신인은 같은 ‘Dan’이다. 이 쪽지에서 발신인은 약속대로 프랑스의 COMETA 보고서를 함께 전달한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한 가지를 정정했다. “앞서 잘못 말했는데, 이것은 정부 보고서가 아니라 민간 보고서다. 하지만 참여자들의 격과 진중한 성격을 보면 여전히 읽어볼 가치가 있다.”
쪽지는 레이더 관련 단원을 특별히 지목했다. 62쪽부터 시작하는 레이더 단원 전체, 그리고 멕시코시티 국제공항 선임 항공관제사 엔리케 콜벡(Enrique Kolbeck)에 관한 65쪽을 꼭 읽어달라는 당부였다.
세 번째 쪽지는 르네상스 호텔 메모지에 적힌 짧은 감사 편지다. 발신인은 햄릿의 대사를 인용했다. “호레이쇼, 천국과 지옥 사이에는 자네 철학으로는 꿈도 꾸지 못할 것들이 더 많다네.” 그리고 만나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며, 질문이 생기면 워싱턴 D.C. 9가 NW 999번지 르네상스 호텔로 연락해달라고 적었다.
COMETA 보고서란 무엇인가
COMETA 보고서의 정식 제목은 「UFOs and Defense: What Should We Prepare For?」 — 「UFO와 방위 — 우리는 무엇에 대비해야 하는가?」다.
보고서는 프랑스 민간 협회 COMETA가 작성했다. 참여자 대부분은 프랑스 국방고등연구원(IHEDN, Institut des Hautes Études de Défense Nationale) 출신이다. 원문은 1999년 7월 프랑스 잡지 VSD 특별호에 처음 실렸고, 이 파일에 들어 있는 것은 그 영어 번역본의 스캔이다.
보고서가 만들어진 경위는 두 사람의 서문에 적혀 있다.
1995년 3월, 공군 예비역 장군 드니 레티(Denis Letty)가 IHEDN 전 원장 베르나르 노를랭(Bernard Norlain) 장군의 사무실을 찾아갔다. UFO 연구 위원회를 새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노를랭은 그 자리에서 관심을 표했고, IHEDN 감사관 협회(AA) 운영진에게 레티를 소개했다. AA는 이미 20여 년 전 같은 주제로 예비 보고서를 낸 적이 있었다. 이제 갱신할 때가 됐다고 봤다.
레티는 IHEDN 안팎에서 전문가들을 모았다. 공군 장군, 해군 제독, 무기공학 장군, 물리학 박사, 변호사, 경찰 간부, 항공·우주 분야 연구자들이 포함됐다. 위원회 이름은 COMETA — “심층연구위원회”라는 뜻이다. 이 위원회가 훗날 협회로 발전했고, 레티가 회장을 맡았다.
3년 가까이 매달린 결과가 이 보고서다. 보고서 도입부는 대통령과 총리에게 직접 전달할 만하다고 적었다. IHEDN 출신 고위직 인사들이 UFO 문제만을 다룬 보고서를 내놓은 것은 그때까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보고서가 다루는 것들
보고서는 여러 층으로 쌓여 있다.
1부 — 사례들. 보고서는 분석에 앞서 “사실과 증언”부터 제시한다. 프랑스 민·군 조종사 세 명의 직접 증언, 세계적으로 중요한 항공 사례 다섯 건, 지상에서의 목격 세 건, 프랑스 안에서의 근접 조우 네 건이다.
항공 사례에는 1956년 8월 영국 레이큰히스(Lakenheath) 사건이 들어간다. 미 공군과 영 공군의 합동 기지 두 곳에서 레이더와 육안이 동시에 물체를 포착했다. 물체는 시속 950킬로미터로 방향을 바꾸다가 갑자기 멈췄다. 1957년 RB-47 정찰기 사건, 1976년 이란 테헤란 F-4 추격 사건, 1994년 아르헨티나 산카를로스데바릴로체 사건도 다룬다.
지상 사례 중에는 1981년 프랑스 트랑상프로방스(Trans-en-Provence) 사건이 있다. GEPAN —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CNES) 산하의 미확인 항공우주현상 연구단 — 이 현장에서 토양과 식물 시료를 채취해 분석했다. 결론은 미확인 중량의 금속 물체가 그 자리에 실제로 착륙했다는 것이었다. 식물 시료에서는 외부 작용으로 광합성 장치가 흐트러진 흔적이 나왔고, 변화의 정도는 착륙 추정 지점에서 멀어질수록 줄어들었다.
2부 — 조사 체계. 보고서는 프랑스의 UFO 조사가 어떻게 조직돼 있는지를 정리한다. 헌병대(Gendarmerie Nationale), 공군, 민간항공국이 각각 어떤 경로로 목격 정보를 수집하고 GEPAN·SEPRA로 넘기는지가 담겨 있다. GEPAN은 1979년 설립됐고, 1988년 SEPRA — 대기권 재진입 현상 자문부서 — 로 재편됐다.
3부 — 가설 검토. 보고서는 자기유체역학(MHD) 추진, 입자빔 추진, 마이크로파 무기 가설 같은 기술적 설명 가능성을 따진다. 그리고 여러 가설을 차례로 검토한 뒤 결론에 도달한다.
보고서의 결론
67쪽, 결론·권고 부분이다.
보고서는 먼저 선을 긋는다. “UFO 문제는 신랄한 농담 몇 마디로 치워버릴 수 없다.”
이어 이렇게 적는다. IHEDN 감사관 협회의 첫 보고서가 나온 지 20년이 지났고, 그 사이 CNES가 헌병대와 공군을 중심에 두고 민간항공·기상청 같은 국가기관과 함께 진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는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이뤄진 다른 연구들과 들어맞는다.
그 연구들이 보여주는 것이 하나 있다. “비범한 비행 성능과 무소음으로 움직이며, 지능을 가진 무언가가 조종하는 것으로 보이는, 정체불명의 비행체가 물리적으로 실재한다.”
민·군 조종사들이 이 경험을 공개적으로 말하길 꺼리는 이유도 보고서는 짚는다. 우스워 보일까, 정신 나간 사람으로 몰릴까 두려워서다.
보고서는 지구산 비밀 항공기로 설명되는 사례가 일부는 있지만, 수년치 자료를 놓고 보면 그 설명의 한계가 분명해진다고 본다. 그래서 다른 가설로 눈을 돌린다.
“외계 방문자 가설은 단연 가장 뛰어난 과학적 가설이다. 단정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강한 정황 증거가 그 손을 들어주고 있고, 만약 맞다면 그 함의는 매우 무겁다.”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국방에 미칠 파장이 막중하다고 보고서는 경고한다. 그래서 권고 사항으로 정치·군사·행정 의사결정자와 조종사들에게 이 정보를 단계적으로 알릴 것, 프랑스가 SEPRA의 활동을 발전시키고 유럽·해외 국가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할 것, 그리고 과학·기술 연구를 지속할 것을 든다.
언론을 통한 영어권 확산
보고서 뒷부분에는 COMETA 보고서가 영어권으로 넘어가는 경로를 보여주는 자료들이 붙어 있다.
2000년 5월 21일, 보스턴 선데이 글로브 ‘과학 & 사회’ 면에 기사가 실렸다. 제목은 “UFO 이론가들이 해외에서는 지지를 얻지만 미국 내에서는 억압받는다.” 레슬리 킨(Leslie Kean)의 글이다. 에어리어 51 위성 사진이 공개된 직후 관심이 폭발했다는 일화로 시작해, 프랑스 COMETA 보고서가 기존 UFO 논의와 다른 이유를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2000년 6월 17일, 아일랜드 인디펜던트 주말판 “NEW FRONTIERS” 섹션에 “Alien Contact”라는 기사가 나왔다. 리드는 이렇게 시작했다. “UFO는 한때 순전히 편집증 환자들의 영역이었지만 이제는 진지하게 다뤄지고 있다. 우주비행사, 장성, 그리고 여러 영향력 있는 과학자들이 제도권 회의주의의 껍질을 두드리는 중이다.” 레슬리 킨이 같은 취지로 쓴 기사였다.
같은 잡지 면에는 미국 해군 예비역 사령관 윌라드 M. 밀러(Willard M. Miller)의 정면 사진과 인터뷰가 함께 실렸다. 밀러는 미군이 UFO 조우를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태도가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UFO를 적의 미사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세 번째 기사는 로드아일랜드의 프로비던스 저널에 실린 레슬리 킨의 오피니언 칼럼이다. 제목은 “파일럿이 마주친 UFO — 비밀주의(와 부인)에 도전하는 연구.” 민항·군 조종사들이 비행 중 목격한 미확인 비행 물체 사례를 소개하면서, 미국 정부와 FAA·NASA가 이런 사건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거나 침묵해 온 관행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킨은 이 파일 마지막 94쪽에 자신의 약력을 한 장으로 정리해 두었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샌프란시스코 공영방송 KPFA의 시사 라디오 〈플래시포인트〉 공동 진행자였고, 보스턴 글로브·볼티모어 선·더 네이션 등에 기고해 왔다고 적혀 있다.
이 파일이 보여주는 것과 보여주지 않는 것
파일을 한 문서로 읽으면, 구조가 드러난다.
앞부분(1~4쪽)은 캐럴 로신이 COMETA 보고서를 누군가에게 직접 건네는 과정이다. 중간부분(5~86쪽)은 보고서 본체다. 뒷부분(87~94쪽)은 그 보고서가 영어권 언론에 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 묶음이다.
보고서 자체의 결론 — 외계 방문자 가설이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이라는 것 — 은 보고서 67쪽에 있다. 그 결론이 보고서를 쓴 COMETA 위원회의 최종 입장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외계 방문자의 존재가 입증됐다”고 적지 않는다. “단정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강한 정황 증거가 있다”고 적는다. 두 문장은 다르다.
COMETA 위원회가 프랑스 대통령과 총리에게 전달하겠다고 했는지, 실제로 전달됐는지, 어떤 반응이 돌아왔는지는 이 보고서에 적혀 있지 않다.
2014년 4월 30일, 누군가가 이 묶음에 정리번호를 붙이고 아카이브에 넣었다. 왜 묶었는지, 누구를 위해 보관했는지, 이 94페이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출처: US Department of War, “255_413270_UFO’s_and_Defense_What_Should_we_Prepare_For” (파일 정리일 2014년 추정). war.gov/UFO 공개. 원문 PDF — Public dom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