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메모가 두 군데 보관돼 있었다.
하나는 국가항공우주위원회 파일에, 다른 하나는 국무부 국제과학사무국(ISA) 파일에. 두 사본은 기밀해제 도장 번호로 구분된다. 이 파일에 찍힌 도장 번호는 NNS 783551이다. 우측 상단에는 “ISA FILE COPY”라는 라벨이 붙어 있다.
우측 여백을 따라 손글씨가 줄지어 있다. RA, EUR, IO, FE, ED, CRD — 국무부 각 지역국의 약어들이다. 이 메모가 국제과학사무국의 패커드 책상에서 멈추지 않고 여러 부서로 회람됐다는 흔적이다.
메모의 내용
메모는 1963년 7월 18일, 대통령 직속 국가항공우주위원회 전문위원 맥스웰 W. 헌터 2세가 작성했다.
헌터는 먼저 두 입장을 나란히 놓는다. 과학계의 일반적 견해는 태양계 안에서 외계 지성 종족과 마주칠 가능성이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작다는 것이다. 비행접시 옹호자들은 그런 과학적 시각이 어불성설이며, 외계 존재의 증거가 압도적이라고 주장한다.
헌터는 어느 쪽에도 완전히 서지 않으면서 문제를 정리한다. 그리고 외계 종족과 마주칠 경우를 세 유형으로 나눈다.
첫째는 화학 추진 단계의 종족이다. 핵에너지 없이 달에 식민지를 세운 정도라면, 지금의 국가 정책이 그대로 들어맞는다.
둘째는 핵에너지 수준의 항성간 종족이다. 광속의 절반에서 4분의 3까지 내는 우주선을 갖춘 상대라면, 조우 가능성 자체는 낮아도 마주쳤을 때 우리의 정책도 그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
셋째는 아인슈타인의 광속 제약을 넘어서는 종족이다. 이 경우 정책 방향은 한 줄이다. “빨리 협상한다.”
어느 유형이든 공통되는 행동 방침이 하나 있다. “지구 내부의 모든 갈등을 즉시 묻어두는 정책이 우선이다.”
마지막 문장
메모의 마지막 페이지, 헌터의 서명 바로 위에 이런 문장이 있다.
“현재로서 이 주제를 다룬 글이라고는 공상과학 속 비상 상황 묘사뿐이다. 실제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아무도 이 헛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 순간이 오면, 우리의 정책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결정될 것이다. 즉, 거대한 패닉 속에서.”
메모에 어떤 공식 답변이 내려왔는지는 이 파일에 없다.
국무부 파일에 이 메모가 보관됐다는 사실, 그리고 여러 부서로 회람됐다는 여백의 손글씨가 알 수 있는 전부다.
출처: Executive Office of the President,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Council, “Thoughts on the Space Alien Race Question,” July 18, 1963. 미국 전쟁부 공개, war.gov/UFO. 원문 PDF — Public domain.